열린교회 앞뜰에 단풍이 곱게 물들던 가을날이었습니다. 마당에 홀로 앉아 성경을 묵상하고 있을 때, 예고 없이 후배 목회자가 찾아왔습니다. 그는 저에게 물었습니다.
"생명력 있는 목회의 비결이 무엇입니까?" 저는 짤막하게 대답하였습니다.
"죽음."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그는 맑은 눈망울로 저를 바라보았고, 저는 다시 그에게 말했습니다.
"목회자의 자기 죽음입니다."목회가 즐겁고 행복하다는 선배 목사님들의 고백 앞에 서면, 저는 늘 한없이 작고 초라해집니다. 영혼을 돌보는 섬김에 어찌 은밀한 기쁨이 없겠습니까? 그렇지만 목회는 제게 아직도 당하기 원치 않는 가슴앓이고, 설교는 영원한 이국의 언어입니다.
17세기 영국의 경건하고 박학한 청교도 존 오웬(John Owen)목사님은 하나님께서 교회에 목회자를 세우신 경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교회에 목회자를 세우신 것은 성도들이 그를 통하여 참으로 신자가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볼 수 있게 하시기 위함이다."목회자인 저에게 몇 천 명의 교인을 목회하는 일보다 더 힘든 일은 한 사람을 목회하는 일입니다. 그 한 삶은 여러분 중 가장 완고한 교인보다 더욱 고집스럽고 악합니다. 아직도 저의 목양의 손길에 들어오지 않는 한 사람은 바로 제 자신입니다.어느 날 주님의 음성이 제 마음에 들렸습니다. "얘야, 네 몸에 나 예수의 흔적이 있니?" 처음에는 작은 소리를 내며 흐르는 개울물 같던 그 음성은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계곡을 휘돌아 흐르다 떨어지는 폭포수처럼 들려왔습니다. 그래서 불꺼진 교회당 한 구석에서 울고 또 울었습니다. 길을 걸어갈 때에도, 찬물에 말은 아침밥을 뜰 때에도, 깊은 밤 홀로 들판을 산책할 때에도, 서재에서 책을 읽을 때에도 그 음성이 생각이 나서 울고 또 울었습니다. 그렇게 아픈 여러 달을 지나면서 제게는 소박한 소원이 하나 생겨났습니다. 제가 언제 이 고단한 목회 사역의 날개를 접게 되든지 그 날이 살아온 날들 중에는 가장 많이 주님을 닮은 날이 되고, 앞으로 살아 있을 날에 대하여는 그 날이 가장 주님을 덜 닯은 날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 여러분들 앞에 펼쳐 보여드리는 이 교리들은 제가 그러한 고통의 시기들을 지나면서 깨달은 성경의 진리들입니다. 때로는 저의 죄악과 무지로 넘어지고, 주의 은혜로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통하여 깨달은 것들입니다
(그러나 저는 아직도 불결하기 짝이 없는 죄인일 뿐입니다). 부디 이것들이 순례자의 길을 가는 독자들에게 길동무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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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서문
제 1부 신자와 자기 사랑제 1 장 자기 깨어짐Ⅰ. 자기 깨어짐이란 무엇인가
Ⅱ. 이 교리를 세우는 유익
제 2 장 죄에 대한 사랑Ⅰ. 신자 안에 있는 옛 본성
Ⅱ. 죄의 뿌리인 자기 사랑
Ⅲ. 죄가 사랑으로 뿌리 내리는 방식
Ⅳ. 죄를 버리지 못하는 이유: 기쁨, 집착, 두려움
제 3 장 자기의Ⅰ.자기 깨어짐에서 말하는 자기의
Ⅱ. 율법적 의와 복음적 의
Ⅲ. 자기의의 악덕스러움
Ⅳ. 자기의와 거룩한 삶에 대한 지성적 혼란
Ⅴ. 구원의 열매인 의로운 생활
제 2 부 자기 깨어짐의 과정제 4 장 성령의 조명Ⅰ. 성령의 조명
Ⅱ. 조명과 영광의 빛
Ⅲ. 하나님 앞에서의 삶을 위한 지식
Ⅳ. 조명과 인간의 책임
제 5 장 죄의 확신Ⅰ. 조명과 확신
Ⅱ. 확신하는 내용들
Ⅲ. 죄를 확신함에 있어서 인간의 책임
제 6 장 자기 부인Ⅰ. 죄의 확신과 자기 비판
Ⅱ. 자기 부인의 성격
Ⅲ. 자기 사랑의 허무함
Ⅳ. 자기 부인의 두 측면
제 7 장 자기 심판과 자기 처벌Ⅰ. 성령의 조명과 양심
Ⅱ. 자기 심판
Ⅲ. 자기 처벌
제 8 장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다시 삶Ⅰ.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다시 삶
Ⅱ철학적 사유를 통한 현자의 삶
제 9 장 그리스도를 따름Ⅰ. 그리스도를 따름
Ⅱ. 깨어짐의 고통을 감당하게 하는 것들
Ⅲ. 자기 깨어짐이 없는 섬김
부록 1. 참고 문헌
부록 2. 성구 색인
부록 3. 주제별 색인-본문
부록 4. 주제별 색인-각주
이 책은 회개와 인간 본성의 변화에 대한 저자의 심도 깊은 성경적 연구와 신학적 분석, 그리고 철학적 탐구를 담고 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갈망 속에서 사는 신자의 삶'을 위하여 우리 모두에게 자기 깨어짐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더 많이 자기 깨어짐을 경험하고 하나님의 신실한 종들로 설 수 있기를 바라며, 기쁨으로 이 책을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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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 총장|
예수님은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고 말씀하셨다. 이 책은 예수님의 참된 제자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자기를 부인'하며,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는 것'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이며 실제적으로 설명해 준다. 이 책은 그리스도인의 성화에 있어 필수적인 '자기와의 싸움' 혹은 '내 안에 있는 죄성'과의 전투를 치르고 있는 사람들에게 영적 전투의 승리를 위한 중요한 지침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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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금산 |
예수가족교회 담임목사|
김남준 목사는 청교도 전통을 끈기로 체득하고 내면화하여 혼신으로 설교하는 독보적 경지를 쌓아가고 있다. 본서는 저자가 칼빈과 어거스틴에게까지 지평을 넓혀 결실을 맺은 쾌거이다. 기도와 말씀으로 사투를 벌이는 저자의 경건한 모습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고통을 신학의 언어로 표현하다 보니, 그 언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에게는 다소 생경하겠지만, 기도하며 완독한다면 자기가 깨어지는 체험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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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무 |
고려 신학대학원 교의학 교수|